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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25)한겨레신문_노인정화투말고 봉사로 젊어져요
서초노인 2006-06-19
원본기사 http://www.hani.co.kr/arti/happyvil/happyvil_news02/74240.html 전통문화지도사로 전통예절을 가르치는 최윤정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성촌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어른에게 도구를 전달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봉사 할머니 최윤정씨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우면산 자락에 있는 성촌 어린이집.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최윤정(65)씨가 들어서자 꼬마들이 반긴다. 아이들이 최씨 쪽을 바라보며 동그란 원을 그리자 최씨는 두 손을 아랫배에 모은 뒤 공손히 머리 숙여 인사를 나눴다. “오늘은 잘 쓰면 편리한 도구지만 잘못 쓰면 무기가 되는 도구를 알아보겠어요.” 최씨가 가방에 준비해간 가위, 송곳, 칼을 꺼내 아이들에게 쓰임새를 묻자 아이들은 목청껏 소리높여 답을 했다. 최씨는 아이들을 두 모둠으로 나눠 한 모둠에 가위를 나눠줬다. “어른이 가위를 가져달라고 하셨을 때는 뾰족한 부분을 잡고 손잡이쪽을 그 분에게 내밀어야 해요. 알았지요?.” 아이들은 다소곳이 걸어가 맞은 편에 앉은 아이들에게 가위를 전했다. 최씨는 이어 아이들에게 송곳을 보여주며 어디에 둬야하는지를 물어본다. 텔레비전 옆, 부엌, 마루 등 엉뚱한 답이 쏟아졌다. 한 아이가 집 밖에 있는 네모난 통이라 답하자 도구함이라고 가르쳐주고 따라하라고 말했다. 강의는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공손히 인사하면서 끝났다. 박현송(47·여) 원장은 “아이들이 할머니를 무척 좋아한다”며 “놀면서 예절을 배울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년 교사생활 접은 뒤 학생상담등 20년 봉사활동 아이들 전통문화 가르치며 “건강한 노후생활 꾸려요” 최씨의 어린이집 강의는 봉사 활동이다. 그의 봉사 경력은 20년이 넘는다. 1980년 아이를 키우려고 19년간의 교사 생활을 접은 뒤에도 원천초등학교, 개포초등학교, 역삼중학교 등에서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하는 상담 자원봉사를 했다. “노인정에서 십원짜리 동전을 걸고 화투치면서 시간을 보내는 노인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어요. 종로3가 지하철역을 지날 때 도시락을 싸와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절대로 저렇게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다 자라자 본격적으로 봉사 활동에 뛰어들었다. 동네에 걸린 현수막이 그를 서초노인종합복지관으로 이끌었다. 놀이를 통한 인성지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아이에게 예절 교육을 가르칠 어르신을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마음을 낸 것이다. 그는 어른들이 아이들이 버릇없다고 탓만 하지말고 제대로 가르치면 아이들은 올바로 자란다고 믿는다. 자신의 경험도 이야기했다. 불교 신자인 최씨는 큰 아들에게 8살 때부터 부모은중경을 읽도록 한 결과 효성이 지극한 아이로 자랐다고 한다. 97년에는 장기와 시신을 기증하는 서약도 했다. “몸과 관련해 두 가지 소망이 있어요. 몸이 건강하면 죽은 뒤 제 장기가 다른 이에게 쓰이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주 몹쓸 병이 걸려 연구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최씨는 최근 전통문화지도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전통문화지도사는 실업극복국민재단이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생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획한 사업. 삼성이 이웃사랑성금 5억 원을 지원했고,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한국시니어클럽협회가 일을 맡아 이달 중순 146명의 지도사를 배출했다. 지도사들은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보육시설을 찾아 아이들에게 전래동화, 전통놀이, 전통예절 등 3개 분야 가운데 하나씩을 맡아 1달에 20~24시간씩 전통문화를 가르치게 된다. 최씨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심성을 길러주고 또 노인들의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해서 이런 형태의 활동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통문화지도사 파견 문의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02)702-6080 한국시니어클럽협회 (02)747-5508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