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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26] 시니어스타임즈_모델 활동하며 2막 인생 여는 사람들
서초노인 2007-04-09
자연스런 표정과 연기…세월이 스승 “젊은사람만 모델 하란 법 있나요. 최근엔 노인 모델이 더 인기예요.” 최근 TV 광고나 홈쇼핑, 잡지, 신문광고에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 모델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젊고 예쁜 사람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광고도 있지만, 나이 지긋한 노인이 꼭 필요한 CF나 광고도 있게 마련이다. 더구나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돌입하면서 실버주택이나 건강식품, 의료기구, 패션 등 각종 실버 상품들의 등장은 노인 모델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의 한 복지관 관계자는 “2년전부터 모델 알선을 의뢰하는 광고대행사가 늘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대행사에서 복지관을 방문, 즉석 캐스팅해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편안한 인상女…김현순씨 어린이집 등에서 동화구연을 4년간 해 오던 김현순(61)씨의 경우가 그렇다. 노인복지관에 보습교육을 받으러 가던 날 그 자리에서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과거 연기나 모델 일을 한번도 해본 적 없던 김씨지만 편안한 인상이 광고업체 사람들 눈에 띈 것. 젊은 모델들이 외모를 내세운다면, 노인 모델에게는 세월이 가져다준 자연스런 늙음이 장점이다. 김씨는 2006년 제주도에서 2박 3일 실버주택 광고 촬영을 시작으로 이후 건강식품, 정부기관 홍보영상물 등에 꾸준히 출연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걷고 있다. 그는 “연기라는 것을 처음 한데다가 따로 지도 받지 않아 조금 민망했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동화구연을 오랫동안 하면서 편안한 인상, 부드러운 손놀림, 다양한 음성 변조 등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 같은 강점들을 살려 CJ홈쇼핑에서 진행하는 시니어 부문 오디션에 도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어떤 광고에 어떤 역할을 하는냐에 따라 출연료가 달라지지만, 돈을 떠나서 새로운 직업으로 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노인모델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제일 먼저 아집과 이기심을 버리라고 말한다. “우리 나이에는 그 사람이 걸어온 인생과 성격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이란다. 편안하고 후덕한 인상과 함께 여성 노인이라면 바른 자세와 걸음걸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웃는 얼굴 매력男…최경운씨 웃는 얼굴이 매력적인 남성 모델, 최경운(66)씨도 복지관 캐스팅으로 노인 모델계(?)에 발을 들인 케이스다. 어릴 때 웅변을 배운데다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기를 주저 하지 않을 만큼 배포가 큰 최씨는 전직 중학교 국어선생님. 2000년 은퇴 후 햄버거가게 할아버지 아르바이트생으로 근무했을 정도로 도전의식 또한 뛰어난 사람이다. “우연찮게 지역방송이나 KBS기획물에서 노인관련 방송을 할 때면 꼭 제 인터뷰가 나갔어요. 주위에서는 화면빨도 잘 받는데다 떨리거나 어색한 것도 없이 자연스럽다고 했어요.” 그런 그에게 기회가 온 것은 2005년. 광고 대행사가 그가 다니는 서초노인복지관을 찾았고, 연기와 표정 테스트를 한 결과 40명 중 남성 모델로 그가 뽑힌 것이다. 연기가 자연스러운데다가 건강한 체구에 웃는 모습이 매력적이라는 평이었다. 2005년 염색약 광고부터 시작해서 2006년에는 실버취업박람회 포스터 및 영상물 촬영, 대법원 홍보 영상물, 실버타운 광고 등에 출현했다. 특히 취업박람회 기간에는 지하철역 등에 커다란 포스터 및 전광판 광고가 붙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단다. “과거 교직에 있으면서 희곡과 시나리오 등을 가르치고 연극과 오페라를 즐겨봤던 덕분에 촬영의 전반적인 상황 이해와 표현력이 빠른 편이었다”는 최씨는 “그래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사는 것은 쉽지 않아 NG를 여러번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노인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뭐든지 자신감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첫째가 자신감, 다음으로는 자신의 끼를 빨리 발견하고 이를 잘 다듬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세월만한 스승은 없다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삶은 살아왔다면 누구나 훌륭한 노인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맣했다.(珉) http://www.sstimes.com/news/news_view.asp?paper_id=115&paper_sec=사회&news_id=3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