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채널
[09.07.16] 노년시대신문_ 온라인 창업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서초양재노인 2009-07-29

온라인 창업에 도전하는 어르신들

평균연령 67세, "젊은이들의 아성을 허문다"

178호] 2009년 07월 16일 (목) 이미정 기자 mjlee@nnnews.co.kr

▲ 이종찬씨가 ‘온라인 창업 아카데미’가 이뤄지고 있는 강의실에서 쇼핑몰에 올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박순자(65․여)씨는 자신이 사용하던 중고가방 3개와 카메라 1대를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 올려 가방 2개와 카메라를 판매했다. 평소 온라인 쇼핑은 꿈도 꾸지 못했던 박씨는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인터넷 쇼핑몰에서 내 물건을 판매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천군만마를 얻은 듯 자신감이 넘쳐 난다”고 했다. 게다가 25만원 가량을 손에 쥐게 돼 더욱 감개무량하다.

이처럼 정보 소외계층에 머물던 어르신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창업에 도전하면서 젊은이들의 아성을 허물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은 기획력과 아이디어, 약간의 컴퓨터 활용 능력만 키우면 누구나 도전 가능해 어르신들이 수익창출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노인일자리 영역 개척은 물론 활기찬 노후를 위한 최고의 방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지난 5월부터 군포‧서대문‧서초‧성남수정‧종로 등 수도권 5개 노인종합복지관을 선정, 인터넷 쇼핑몰 개설을 목표로 온라인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온라인창업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어르신 정보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노년세대가 경제적 자립을 통해 보다 나은 노후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기획됐다.

참여 어르신들의 평균연령은 67세. 당초 55세 이상 125명이 온라인 창업에 도전했지만 중도 하차한 어르신들을 제외하고 현재 110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11주에 걸친 총 44시간의 교육을 통해 인터넷 쇼핑몰 제작, 관리를 위한 IT전문교육을 비롯해 세무 및 법률, 전자상거래, 홍보, 마케팅 등의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은 매우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교육이 진행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교육생 이종찬(61)씨가 온라인 쇼핑몰에 딸이 타던 자동차를 매물로 내놓은 지 5분 만에 구매의사를 밝혀온 전화를 받았다.

이종찬씨는 “딸이 타던 차를 판다고 해 수업시간에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시험 삼아 인터넷 쇼핑몰에 올렸더니 5분 만에 전화가 왔고, 며칠 후에 실제로 판매했다”며 “인터넷의 위력과 창업 가능성을 실감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판매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은 이씨는 쓰지 않는 스키보드나 가스레인지 등을 사이트에 올려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생선과 고기 등을 냄새 없이 요리할 수 있는 ‘전기그릴’을 주력 판매상품으로 기획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을 비롯해 ‘G마켓’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어르신들은 이씨 뿐만이 아니다. 7월 9일 현재 쇼핑몰에 상품을 등록한 어르신만 19명. 이들은 모자, 다기세트, 상황버섯, 공기청정기, 수영복, 점퍼 등 모두 45개의 다양한 상품을 인터넷 쇼핑몰에 올려놓고 구매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5명의 어르신들은 이미 판매에 성공했다.

온라인 창업에 도전한 어르신들은 어려운 컴퓨터 프로그램은 물론 전문용어에 대해 공부했고, 쇼핑몰에 올릴 상품 사진도 직접 촬영, 편집하는 등 전문가 버금가는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박순자(65)씨는 “평소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본 적도 없던 내가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며 “물품 판매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집에 있는 가방을 전부 내다 팔아 이젠 들고 다닐 것이 없어 큰일이다”고 말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권 찬 이사는 “어르신 정보화 지원사업은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취업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온라인 창업을 지원하게 됐다”며 “교육에 참여한 어르신들은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참여를 통해 ‘은퇴 CEO’가 됐다. 어르신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미정 기자 mjlee@nnnews.co.kr

 

기사원본보기: http://www.n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