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쉽게 틀릴 수 있는 ‘사물존대’에 대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한글문화연대가 제작해 유투브에 공개한 동영상 '커피 나오셨습니다' 편이 주목을 끌고 있다. 동영상은 사람들이 '통이 넓으신 세탁기'를 사용하고 '연회비 있으신 카드'를 쓰는 이유는 '위대하신' 상품들이 발명되면서 인류가 엄청난 혜택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비꼰다.
이 대표는 “오히려 "커피 나왔습니다."라고 바르게 말하면 자신을 존대하지 않는다며 점원에게 화를 내는 사람들까지 있다"며 잘못된 사물 존대가 심각한 수준으로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우리말의 고유한 특징인 '높임말'이 사람과 사물 관계에 쓰이게 된 것은 단지 낱말 한두 개 잘못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 라며 "우리는 사람이 사물을 존대하는 슬픈 세상에 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손님은 왕이다'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동시에 텔레마케팅이 활발해지며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기관에서 쓰는 언어부터 바뀌어야 올바른 우리말 쓰기가 정착될 수 있다고 보고 공공언어 감시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들도 어르신들을 상대하며 무의식중으로 사물을 존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틀리기 쉬운 높임말에 대해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① 사장님실 -> 사장실
높임의 뜻을 나타내는 ‘-님’은 ‘홍길동님’, ‘사장님’처럼 이름이나 직함 뒤에 붙어서 상대를 존대하는 말이다. 그런데 ‘사장님실’이라고 하면 사장님의 방을 가리키는 말에 불필요하게 ‘님’을 붙인 경우로 올바른 존대법이라고 할 수 없다. 이때에는 직함뒤에 곧바로 ‘-실’을 붙여 ‘사장실’로 말하는 것이 바른 표현이다.
② 궁금한 점이 계시면 문의해 주세요. ->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문의해 주세요.
‘있다’를 높여 말하면 ‘계시다’가 되는데, ‘계시다’를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갖고 계시다’라는 말도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있다’란 말이 사람의 존재에 대해서는 “방에 계십니다.”처럼 ‘계시다’로 높이게 되지만, 어떤 사물의 소유를 뜻할 때에는 “갖고 있으십니다.”처럼 ‘있으시다’로 높여 말해야 한다. 이를 “갖고 계십니다.”라고 하면 틀린다. 높임말을 쓸 때에는 무엇을 높여서 말해야 하는가에 주의를 기울여서, 올바른 존대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③ 부장님, 수고하세요. -> 안녕히 계세요.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사무실에서 먼저 퇴근할 때에, 남아서 일하는 사람에게 “수고하세요.”, “수고하십시오.”라고 인사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때의 ‘수고’는 무슨 일에 힘들이고 애씀이란 뜻을 가진 낱말이다. 그러므로 “수고하세요.”란 말은 ‘힘들이고 애쓰라’는 뜻이 되어 그리 바람직한 인사말은 아니다. 이때는 “안녕히 계십시오.”, “먼저 들어가겠습니다.”정도의 인사말이 맞다. 그렇다고 ‘수고’라는 말을 쓰는 것이 모든 경우에 예의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수고하십시오.”처럼, 이 말을 명령형으로 쓰는 것은 잘못이지만, “수고하셨습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는 말은 예의에 어긋난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④ 부장님, 과장님께서 아직 안 오셨습니다. -> 과장님이 아직 안 오셨습니다.
지나간 군사문화 시대에는 직장 안에서도 압존법이란 존대법을 지켜서, 평사원이더라도 부장 앞에서는 과장에 대해 높여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이와 같은 경우, 듣는 사람이 누구이든 자기보다 윗사람에 대해 말할 때에는 높임말을 쓰는 것이 표준 화법이다. 곧 부장님 앞이라도 “과장님이 아직 안 오셨습니다.”고 말하는 것이 올바른 예절이다. ‘과장님께서’라는 높임말까지는 필요하지 않다.
⑤ 전화를 잘못 거셨습니다. -> 전화가 잘못 걸렸습니다.
누구나 한두 번쯤 잘못 걸려 온 전화를 받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여긴 그런 데가 아닙니다.”라든가, “전화를 잘못 거셨습니다.” 등과 같이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긴 그런 데가 아닙니다.”로 말하면 상대방이 몹시 불쾌할 수 있다. “전화를 잘못 거셨습니다.” 하는 말은 ‘전화도 제대로 못 거니?’ 하는 뜻으로 들리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이때에는 “전화가 잘못 걸렸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책임을 기계인 전화기에 돌리는 것이니 마음상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입장을 바꾸어서, 자기가 전화를 잘못 걸었을 때에도, “죄송합니다. 전화가 잘못 걸렸습니다.”로 말하고 상대방이 수화기를 내려놓은 뒤에 끊는 것이 좋다. 전화가 잘못 걸렸다고 해서 아무 말도 없이 그냥 탁 내려놓는 것은 올바른 예절이 아니다.
이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틀릴 수 있는 높임말들에 대해 링크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상생활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www.urimal.org/137